'시카고학파 대부' 게리 베커 시카고대학 교수 별세. 향년 83세.
Gary S. Becker, Nobel-winning scholar of economics and sociology, 1930-2014 | UChicago News
베커 교수는 결혼, 범죄 등 인간의 모든 행위가 효용을 극대화하려는 합리적 선택의 결과라는 점을 논증함으로써 경제학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의 연구는 인종차별, 결혼, 범죄, 약물중독 등 사회 현상이 도덕적 선택이 아닌 합리적인 경제적 선택의 결과라는 것을 핵심 주제로 했다. 인간이 편익과 비용을 계산해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행동한다는 전제 아래 사회현상을 분석한 것. 예컨대 법을 어겼을 때 기대되는 이익이 위반에 따른 비용보다 큰 상황에서는 법을 어기는 것이 오히려 합리적이기 때문에 범죄가 발생한다고 봤다.
그의 견해가 학계에서 쉽게 받아들여진 것은 아니다. 1960년대 경기부양과 경제성장 같은 거대 담론이 지배하던 경제학계에서 사회현상을 분석하는 그의 연구는 외면받았다. 베커 교수는 그러나 사회현상에 대한 경제적 분석을 이어갔고, 인종차별과 실업 등의 초기 연구에서 나아가 노동시장과 가족 문제로 연구의 폭을 넓혔다.
베커 교수의 연구 결과가 주목받으면서 “모든 사회 영역이 경제학의 영역”이라는 관점이 학계에서 일반적인 견해가 됐다. 그의 연구는 사회학, 인구학, 범죄학에도 영향을 미쳤다. 베커 교수는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1992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았다. 그는 또 인간의 지식, 건강 등을 ‘인적 자본’으로 인식하고, 인적 자본이 토지나 자본 같은 물적 자본보다 더 중요하다는 이론을 확립했다. 그는 질 좋은 인적 자본을 쌓으려면 교육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의 사상은 세계 각국 정부의 공공정책에도 영향을 줬다. 한국에서 시행되는 출산장려금, 자녀양육비 지원 등도 ‘경제적 유인을 통해 의도한 선택을 유도한다’는 베커 교수의 사상이 반영된 제도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2007년 자유훈장을 수여하면서 “베커 교수는 경제원칙들이 단지 이론으로만 머무르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지난 100년 동안 가장 영향력 있는 경제학자”라고 치켜세웠다.
베커 교수는 1930년 미국 펜실베이니아에서 태어났다. 프린스턴대에서 경제학 학사, 시카고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시카고대에서 스승인 밀턴 프리드먼을 만난 뒤 자유시장경제의 중요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했다. 동료인 케빈 머피 시카고대 교수는 “시카고대와 경제학이 그를 그리워할 것”이라며 “경제학에 있어 그의 영향은 오래 기억될 것”이라고 애도를 나타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 김순신 기자의 글 원본
경제를 배우면서부터 경제학자들을 동경해왔었다. 수많은 경제 이론이 있었지만 게리 베커 교수의 이론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수많은 가르침을 더 얻을 수 없어서 아쉽다.
노벨경제학상 받은 게리 베커 교수 별세
결혼이나 범죄도 경제로 풀어낸 '시카고학파 대부'
베커 교수는 결혼, 범죄 등 인간의 모든 행위가 효용을 극대화하려는 합리적 선택의 결과라는 점을 논증함으로써 경제학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의 연구는 인종차별, 결혼, 범죄, 약물중독 등 사회 현상이 도덕적 선택이 아닌 합리적인 경제적 선택의 결과라는 것을 핵심 주제로 했다. 인간이 편익과 비용을 계산해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행동한다는 전제 아래 사회현상을 분석한 것. 예컨대 법을 어겼을 때 기대되는 이익이 위반에 따른 비용보다 큰 상황에서는 법을 어기는 것이 오히려 합리적이기 때문에 범죄가 발생한다고 봤다.
그의 견해가 학계에서 쉽게 받아들여진 것은 아니다. 1960년대 경기부양과 경제성장 같은 거대 담론이 지배하던 경제학계에서 사회현상을 분석하는 그의 연구는 외면받았다. 베커 교수는 그러나 사회현상에 대한 경제적 분석을 이어갔고, 인종차별과 실업 등의 초기 연구에서 나아가 노동시장과 가족 문제로 연구의 폭을 넓혔다.
베커 교수의 연구 결과가 주목받으면서 “모든 사회 영역이 경제학의 영역”이라는 관점이 학계에서 일반적인 견해가 됐다. 그의 연구는 사회학, 인구학, 범죄학에도 영향을 미쳤다. 베커 교수는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1992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았다. 그는 또 인간의 지식, 건강 등을 ‘인적 자본’으로 인식하고, 인적 자본이 토지나 자본 같은 물적 자본보다 더 중요하다는 이론을 확립했다. 그는 질 좋은 인적 자본을 쌓으려면 교육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의 사상은 세계 각국 정부의 공공정책에도 영향을 줬다. 한국에서 시행되는 출산장려금, 자녀양육비 지원 등도 ‘경제적 유인을 통해 의도한 선택을 유도한다’는 베커 교수의 사상이 반영된 제도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2007년 자유훈장을 수여하면서 “베커 교수는 경제원칙들이 단지 이론으로만 머무르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지난 100년 동안 가장 영향력 있는 경제학자”라고 치켜세웠다.
베커 교수는 1930년 미국 펜실베이니아에서 태어났다. 프린스턴대에서 경제학 학사, 시카고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시카고대에서 스승인 밀턴 프리드먼을 만난 뒤 자유시장경제의 중요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했다. 동료인 케빈 머피 시카고대 교수는 “시카고대와 경제학이 그를 그리워할 것”이라며 “경제학에 있어 그의 영향은 오래 기억될 것”이라고 애도를 나타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 김순신 기자의 글 원본
경제를 배우면서부터 경제학자들을 동경해왔었다. 수많은 경제 이론이 있었지만 게리 베커 교수의 이론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수많은 가르침을 더 얻을 수 없어서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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