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세 번째 맞이하는 중국현대소설 <강호의 도가 땅에 떨어졌도다>

세 번째 맞이하는 중국현대소설 <강호의 도가 땅에 떨어졌도다>

 <강호의 도가 땅에 떨어졌도다>

생애 최초로 읽은 중국현대소설은 2014년에 읽은 모옌(莫言) 작가의 <열세 번째 걸음>이다. 두 번째는 중국 우한에서 교환학생으로 공부하던 시절인 2015년에 읽은 딩모(丁墨) 작가의 <他来了请闭眼>이다. 그리고 올해 2017년 네이버 블로그‘개츠비의 독서일기 2.0’에서 ‘새로나온책 증정 이벤트’로 볼 수 있게 된 다빙(大冰) 작가의 <강호의 도가 땅에 떨어졌도다>이다. 참고로 본 도서의 원제는 <阿弥陀佛 么么哒>인데 직역하자면 ‘아미타불 뽀뽀~’정도가 된다. 아무래도 책의 제목으로 내놓기에는 조금 어려운 게 아닐까 싶은데…… 한국어 번역서의 제목으로는 누구에게나 익숙할 법한 것으로 출간되었다.

작가 다빙 大冰

<강호의 도가 땅에 떨어졌도다> 책을 읽는 내내 ‘이게 정말 소설일까?’라는 의문이 들 정도로 책 속에 빠져들었다. 워낙 중국이 땅도 넓고 사람도 많다고는 하지만 교환학생 시절 스스로를‘문인’으로 부를 만큼 인터넷 서점과 오프라인 서점을 많이 들락날락 했는데 다빙 작가의 작품을 한 번도 못 들어보았으니 충분히 오해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허나 ‘옮긴이의 글’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책 속에 실려 있는 다섯 가지 이야기 모두 실화이다. 단순히 사실을 나열하면 재미가 없으니 소설로 분장시킨 게 아닐까?



첫 이야기로 등장하는 ‘유랑가수 라오셰 老谢’부터 ‘거리 예술가로 쓰고 길거리 가수라 읽는 S’까지 각 이야기를 한 번 읽기 시작하면 반드시 그 이야기의 끝부분까지 단번에 읽었다. 결말이라고 쓰지 않았다. 왜냐하면 해당 인물들이 여전히 지구를 누비며 살아서 그들 본연의 이야기를 계속 이어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어쨌든 이 책을 읽는 동안 이야기의 흐름을 끊고 싶지 않아서 최소한 각각의 장마다 휴식을 취했을 만큼 다섯 이야기 모두 각자의 색깔을 분명하게 담아내고 있다. 또한 중국인의 진짜 이야기를 담고 있는 만큼 책 곳곳에서 ‘중국의 맛’을 느낄 수 있다. 이야기 가 처음 시작되는 9페이지 한 장에서만 등장하는 ‘윈난’, ‘루뎬현’, ‘차오자현’, ‘리장’등 중국의 고유명사부터 245페이지에 등장하는 ‘건축이야말로 가장 견고한 음악’이라는 중국에서 자주 사용하는 중국어 표현 방식을 우리말로 표현하고 있는데 중국에 관심이 많거나 중국어를 어느 정도 공부한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친숙하게 여길 부분들이다. 참고로 언급한 다섯 가지 표현이 중국어로 다음과 같다. ‘云南’, ‘鲁甸县’, ‘巧家县’, ‘丽江’, ‘建筑是凝固的音乐, 音乐是流动的建筑’



책 내용을 마구마구 헤집고 마음껏 공유하고 싶지만 그렇게 했다가는 서평이나 독후감이 아닌 ‘스포일러 글’이 될 것이다. 최대한 억제하고 억제해서 독특한 다섯 가지 이야기를 풀어낸다. 꿈과 이상을 위해 자신의 피와 살을 희생한 이야기 ‘유랑가수 라오셰’ ; 친구와 동성애를 다룬 이야기로 한국어 번역서의 제목으로 채택된 ‘강호의 도가 땅에 떨어졌도다’ ; 여성으로서의 삶과 극복, 한계를 다루고 본 책에서 가장 긴 내용을 담고 있는 ‘은방울’; 진지한 우정, 즉 남녀간의 우정을 이야기하는 ‘상어와 헤엄치는 여자’ ; 자신의 인생을 직접 선택할 수 있도록 용기를 주는 본 책의 마지막 이야기‘난 이야기가 있는데, 당신 술 있어요?’등 다섯 이야기를 읽을 수 있다.



실존인물인 작가 다빙의 다섯 친구 이야기. 얼마나 더 많은 친구가 있을지 기대된다. 다빙 작가가 운영하는 술집이 계속되는 한 그의 이야기 보따리도 꾸준히 나오지 않을까? 다음 작품부터는 다시 중국어 원서로 접하고 싶을 정도다. 왜? 번역되어서 출판의 과정을 기다리고 싶지 않을 만큼 냉큼 다빙 작가의 신작을 보고 싶으니까.



金宰亨 论, 丁酉年 乙巳月 乙卯日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포권례’와 ‘공수례’의 구별

[공유] 남자 헤어스타일 총정리, 남자들의 컷과 펌 종류의 모든 것

Heaven helps those who help themselves.